콘크리트와 철로 만들어진 대형 곡물 창고가 필라델피아의 시골 변두리 주택들에 둘러싸여 불쑥 솟아 있다. 산업화의 냉혹한 증거이다. 날카로운 선들은 빛줄기와 파편들을 표현한 것이다. 미국 화가 찰스 데무스가 그린 “나의 이집트”는 1920년대 행해진 미국의 현대 미술 운동, 정밀주의-형식주의의 좋은 예이다. 정밀주의-형식주의는 큐비즘(기하학적 형태와 분할된 면)과 미래주의(현대 기술에 대한 강조)의 요소들을 결합해 창안된 것이다. 데무스와 비슷한 아티스트들로는 찰스 쉴러, 조셉 스텔라, 조지아 오키프가 있다. 이들 중 누구도 그들의 작업에서 산업화를 찬양하거나 비난하지 않았다. 그러기보다는, 공장의 굴뚝이나 다리, 마천루 등 현대 건축물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깔끔하고 정확한 선을 통해 보여줬다. 이러한 기법에서 정밀주의-형식주의라는 용어가 탄생하게 된다. 그들의 작품들은 기술 발전에 대한 찬미로 읽힐 수도 있으나, 그림 속에 가끔씩 등장하는 소재들은 대규모 제조업과 자동화의 부산물로 나타날 소외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찰스 데무스는 랭캐스터 카운티의 농촌 커뮤니티에서 풍부한 소재들을 얻었다. 랭캐스터 카운티는 건강문제로 고통받는 지역이었다. 데무스는 그곳에서 생의 대부분을 보낸다. 1927년부터 1933년까지, 그는 지역의 공장들을 다룬 7개의 그림을 그렸다. 그의 평면적이고 단순화된 이미지가 구조물들의 기하학적 형태를 강조했음에도 그림들은 추상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사진에서 받은 영향이 역력했다. 전통적이지 않은 시점의 사용과 화면 자르기, 붓자국이 전혀 보이지 않는 극도로 부드러운 물감의 표면을 보면 그 영향을 알 수 있다.
확실하지 않은 것은 그림과 제목의 관계이다. 실제로는 높이 100피트를 넘어갈 탑 형태의 구조물은, 위대한 피라미드와 같이 기적의 건축물이라는 뜻일까? (1922년 발견된 투탕카멘의 무덤은 곧장 고대 이집트에 대한 세계적 열광을 불러일으켰다.) 혹은 인간성이 말살된 피라미드 건축 노예들에 산업화로 발생한 20세기 초반의 미국 노동자들을 빗댄 것일까? 해석은 당신의 몫이다.
-마르티나 케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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