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3년의 어느 날, 르네상의 대표 화가들 중 하나인 라파엘로 산지오가 태어낫다. 그의 작품이 칭송받는 이유는 명확한 형식, 자연스러운 구성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가치로 삼는 이탈리아 나폴리의 이상을 시각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데에 있다. 라파엘은 37세에 요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규모 있는 작업실을 운영하며 왕성한 예술활동을 한 덕에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작품 상당수는 그의 경력에서 가장 핵심인 프레스코화가 많이 남겨진 바티칸에서 찾을 수 있으며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바티칸 서명의 방(Stanza della Segnatura)에 그려진 아테네학당이다. 로마에서의 초기 작품 활동 이후 라파엘로의 작품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로 구성 단계에서 대부분 작업실 폐기되었다. 로마 바깥에서 이루어진 라파엘로의 작품들은 대부분 공동작업이었지만 그는 일생동안 큰 영향력을 지닌 예술가였다.
잠시, 이 작품을 보자. 작품의 이름이 내포하고 있듯이, 머리 위로 내려진 베일은 여자 주인공이 기혼이라는 것을 알려주지만 그 이상의 정확한 정보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탈리아 플로렌스 상인인 마테오 보티의 집에서 이 그림을 관찰한 조르조 바사리에 따르면, 작품의 주인공은 마르게리타 루티로, 라파엘로가 일생 동안 사랑한 라 포르나리라로 추정된다. 그러나 작품 속의 그녀는 고급 의상과 보석으로 젊은 귀족 여성에게 헌정된 초상화 주인공처럼 보이게 한다. 혹자는 라 포르라니나를 향한 라파엘로의 사랑이 그의 죽음의 원인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림의 3/4 지점에서 초상화 주인공의 한 쪽 어깨는 뒤로 물러나 있는데 이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빛과 그림자를 통해 공간의 깊이와 변화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했던 것과 유사하다. 어두운 배경은 젊은 여인의 분홍빛 피부와 옅은 색의 비단 상의가 가진 밝은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가슴에 올려진 초상화 주인공의 오른손은 헌신과 사랑의 표현처럼 보이지만, 전면에 배치된 다른 팔은 오히려 호사스러운 원단의 소매와 주름장식에 비춰진 정교한 빛을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로 초상화를 면밀히 살펴보면 특출한 화가의 기량으로 창조된 주인공의 의복이 화폭의 중심에 놓여있다. 반면 부분적으로 음영 처리된 주인공의 얼굴, 특히 그녀의 깊고 관통할 듯이 어두운 눈빛은 주인공의 내면을 표현하는 데에 사용되었다. 라파엘로의 베일을 쓴 여인의 초상화는 복잡한 듯 하지만 비범한 예술적 장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
모두 즐거운 월요일!
덧. 르네상스 미술의 왕자 라파엘로가 더욱 알고 싶다면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