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거장 조반니 볼디니(Giovanni Boldini)만큼 파리의 벨 에포크(Belle Époque) 시대의 화려함, 활기, 낙관주의를 잘 포착한 예술가는 거의 없었습니다. 1871년 파리로 이주한 후, 볼디니는 빠르게 성공을 거두었고, 영향력 있는 미술상 아돌프 구필(Adolphe Goupil)의 후원을 받으며 상류 사회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의 초상화 모델로는 마르케사 루이사 카사티(Marchesa Luisa Casati), 콘수엘로 밴더빌트(Consuelo Vanderbilt), 로버트 드 몽테스퀴(Count Robert de Montesquiou), 그리고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등이 있었습니다. 볼디니는 대담하고 활기찬 붓질로 유명했으며, 그의 스타일은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나 호아킨 소로야(Joaquín Sorolla)와 같은 동시대 화가들과 차별화되었습니다. 그는 인물의 움직임과 특성을 독특하게 표현했으며, 그의 초상화는 생동감이 넘치고, 소용돌이치는 옷감과 역동적인 구도가 즉각적이고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벨 에포크 파리는 우아함으로 기억되지만, 동시에 문화적 혼란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상류층의 살롱은 귀족들과 예술가, 무용가, 그리고 데미몽드(demimonde) 출신의 음악가들이 섞인 공간이었습니다. 볼디니는 이러한 세상을 그림으로 표현했으며,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와 에밀 졸라(Émile Zola)가 문학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 시대의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1889년에 문을 연 물랑 루즈(Moulin Rouge)는 이러한 사회적 혼합의 상징으로,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활기찬 보헤미안 분위기를 즐기러 이곳에 모였습니다.
볼디니의 그림 속 스페인 무용수의 정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19세기의 유명한 스페인 출신 프리마 발레리나 로시타 모리(Rosita Mauri)일 수도 있고, 혹은 1900년에 볼디니가 그린 또 다른 스페인 무용수 아니타 드 라 페리아(Anita de la Feria)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림 속 무용수는 옆으로 우아하게 고개를 돌리고 자신감과 우아함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검은색 레이스 만틸라(mantilla)가 머리 위로 흘러내리는 그녀의 모습은 볼디니의 상징과도 같은 쓸어내는 듯한 붓질로 강조되었습니다. 그녀의 목이 깊게 파인 드레스는 역동적인 붓질의 교과서라 할 수 있으며, 유동적인 색감과 대담하고 빠른 검은색 붓질로 깊이감과 구조를 부여했습니다. 볼디니의 역동적인 기법은 인물의 경계를 흐리게 하여, 그녀가 물랑 루즈의 생동감 넘치는 소용돌이치는 분위기 속에 거의 녹아드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배경의 흐릿하게 그려진 인물들과 불빛의 반짝임이 이 분위기를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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