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오늘은 아름다운 폴란드 크라코프에(Krakow) 위치한 국립 박물관의 컬렉션으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폴란드 상징주의 화가이자 ‘젊은 폴란드' (Young Poland) 운동의 중심인물이었던 야체크 말체프스키(Jacek Malczewski)의 자화상입니다.
<흰옷을 입은 자화상(Self-Portrait in a White Dress)>은 말체프스키의 수많은 자화상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상반신이 보이는 이 자화상에서 그는 부푼 소매의 흰색 여성 블라우스를 입고 있으며, 금색 걸쇠 장식을 한 타이 칼라, 머리를 감싸는 붉은 밴드가 있는 하얗고 멋진 베레모를 썼는데요. 다채로운 색으로 짠 벨트 위로 넓은 가죽 하이랜더 벨트도 착용했습니다. 오른손은 허리에 얹고(기사의 제스처), 왼손에는 화가의 직업을 상징하는 붓을 일부러 들어서 초상화에 공식적인 성격을 주었지만, 그로테스크한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요.
말체프스키의 자화상은 동시대 비평가들로부터 과한 자부심과 ‘의상 제작’에 치중하는 경향으로 비판을 받았는데요. 모든 상징주의 작품들이 그렇듯 이 그림도 명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닙니다. 단지 관객은 각자 나름대로 그 의미를 읽으려는 노력을 할 뿐이죠. 여러 화신으로 자신을 표현했던 다른 자화상과는 달리 이 작품은 남성과 여성, 민중과 귀족, 화려한 복장의 요소를 결합하면서 색을 은유적으로 썼다는 데 주목을 받았습니다. 엇나간 듯한 의상 스타일로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낸 듯 보여도, 어쩌면 그는 양성적인 페르소나의 완성을 이룬 성취감을 보여주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양성적 인간상이라는 개념은 영지주의(Gnosticism)에서 나온 것으로, 태초의 잃어버린 인간의 모습이며, 인류의 열망을 위해 필요한 목적입니다. 이는 문학적, 예술적 상징주의의 주요 주제 중 하나였으며, 낭만적 신비주의에서도 이미 나타났던 것으로 말체프스키는 그 개념의 후계자였으며 추종자였습니다. 낭만주의와 상징주의자들의 믿음에 따르면, 사람들이 아름다움과 이상을 추구하며 그 시대의 지적 영적 경계를 넘어설수록 인간 본성의 불완전함을 느끼게 되며, 잃어버린 완전성을 되찾기를 강력히 원하게 된다고 합니다.
말체프스키의 작품에서 인격의 상징적 통합은 일련의 색상으로도 강조됩니다. 이 작품에서 지배적인 흰색은 신성한 빛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완벽함을 의미하지만 여성적 요소가 가미된 것이기도 합니다. 반면, 진홍색 부분은 남성적 요소를 나타내면서 동시에 천재 예술가에 늘 따라오는 고통을 표현한 것이기도 합니다.
추신. 야체크 말체프스키는 ‘젊은 폴란드' 운동의 핵심 예술가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의 죽음을 묘사한 작품들을 살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