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릿광대 초상화(Portrait of a Jester) by  Master of 1537 - c. 1550 - 33.9 x 24.6 cm 어릿광대 초상화(Portrait of a Jester) by  Master of 1537 - c. 1550 - 33.9 x 24.6 cm

어릿광대 초상화(Portrait of a Jester)

패널에 유화 • 33.9 x 24.6 cm
  • Master of 1537 - 16th century Master of 1537 c. 1550

적절한 농담과 장난을 치는 기념일, 4월 1일 만우절인데요. 오늘 같은 날 어릿광대보다 더 적절한 소재는 없겠죠?

르네상스 시대의 유럽으로 떠나보시죠.  1494년에 세바스티앙 브란트(Sébastien Brant)는 광인들의 배(The Ship of Fools)를, 1511년에는 에라스무스(Erasmus)가 우신예찬(Praise of Folly)을 출간하였습니다. 엄청난 인기를 끈 이  저서들 덕분에 광대는 16세기 사상의 중심적인 캐릭터로 떠오릅니다. 정치와 종교적 격변 속에서 광대는 풍자와 붕괴를 통해 기존 체제에 문제를 제기하는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습니다. 판화를 통해 널리 퍼지게 된 그의 이미지는 화려하고 대비를 이루는 의상, 닭 볏, 당나귀의 귀, 종으로 장식된 모자, 그리고 마치 스스로에게 말을 하고 있는 듯한 자신의 기괴한 모습을 담은 머리장식 <마로테-marotte>가 있는 지팡이 등의 특징으로 누구라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이 초상화는 어릿광대를 나타내는 시각적 관습을 그대로 따르면서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안쪽에 털가죽을 댄 고상한 의상에서부터 세월의 흔적으로 혈관이 툭 불거진 손가락, 눈가의 표정주름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디테일을 담아내고 있는데요. 광대의 또 다른 상징인 안경을 손에 쥐고 학자들을 조롱함과 동시에, 어리석음의 핵심 주제인 현실의 왜곡된 인식을 보여줍니다.

손가락 사이로 보는 광대의 모습은 특히 게르만족의 지역과 네덜란드에서 유행했습니다. 이는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쓰이는 통상적인 동작인데 도덕적으로 의심스럽거나 심지어 불법적인 행동을 눈감아주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브랜트의 저서 "광인들의 배"는 바로 이런 것을 언급하고 있는데요. 남편이 아내의 간통을 모른척해 주면서 그 자신의 간통은 의도적으로 모른척해 준 것에 대한 정당화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1537년의 마스터'로 알려진 화가가 그린 이 초상화에서 광대는 보이는 것에 저항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안경을 벗어버립니다. 이렇게 회피하는 모습은 관용이 지나치면 사회적 어리석음으로까지 귀결된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당대의 한 판화는 이러한 의견을 글로 새겨 넣기도 했는데요.  "요즘 사람들은 그들의 손가락 사이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이 사방에서 잘못되고 있는 것입니다".

만우절 재밌게 보내세요!

추신. 특별한 의미를 지닌 어릿광대의 그림이 최근 레이디 가가의 앨범 표지를 장식했는데요 레이디 가가의 할리퀸(Harlequin) 표지에 나온 광대가 누구인지 살펴볼까요?